제48회 학술문예상 사진 가작 - 녹음의 경계
제48회 학술문예상 사진 가작 - 녹음의 경계
  • 이수진(디지털소프트웨어공학 2)
  • 승인 2024.11.26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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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문 가작 <녹음의 경계>

 

 <제48회 학술문예상 사진 가작 수상소감>

  ‘녹음의 경계’는 10월의 어느날 경주 불국사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가족들과 잠시 떨어져 홀로 보문호수를 거닐다 울긋불긋한 가을하늘 아래 푸르름을 간직하던 숲을 만났습니다. 흐려서 색을 잃은 하늘과 투명한 호수, 그 사이의 푸른 나무와 수풀이 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입니다.

  하늘을 가리는 수풀과 호수에 비치는 수풀이 마치 서로의 경계를 어그러뜨리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하늘, 호수, 숲. 홀로 떼어내어 본다면 서로를 닮은 구석이 없을 텐데, 함께 놓아 보고나니 이질감없이 뒤얽혀 각자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군말 없이 서로를 포용하는 세 자연의 조화가 신비롭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위를 감싸듯 우거진 나무와 서로를 구분하기 어려운 숲의 그늘, 쌍둥이처럼 똑닮은 하늘과 호수가 어우러지는 한순간, 그 모호한 경계를 사진 속에 담아 ‘녹음의 경계’라는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사진을 찍었던 날은 구름으로 덮여 흐린 날씨였지만, 그 사이로 쏟아지던 햇살이 유난히 반짝였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흘러가는 구름과 요동치는 물결, 흔들리는 나뭇잎을 맨눈에 담고, 삐죽빼죽한 폴리곤 형태로 고요히 정지해버린 찰나의 순간을 눈에 담을 때 상반된 모습의 그 풍경이. 렌즈 안의 모습과 바깥의 모습이 서로를 닮은 듯 아닌 듯 모호하기에 같은 풍경임에도 두 번의 감동을 받게 해주는 사진의 매력을 느꼈던 그날이. 아직도 이 사진을 보면 흐린 날씨의 부드럽고 차분한 색채와 가을 하늘 특유의 빛나는 햇빛, 울창한 녹색의 숲이 하나가 되어 순수하고 몽환적이었던 그날의 공기가 코끝에 맴도는 듯합니다.

당시 그 자리에서 느꼈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이 사진에 잘 담겼는지 확신할 순 없지만, 이 사진을 보시는 분께 조금이라도 전해졌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제48회 학술문예상에 사진 부문으로 수상하게 돼 너무도 큰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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