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힘들어 하지 말아요
혼자 힘들어 하지 말아요
  • 김유빈 기자, 손정아 기자
  • 승인 2016.11.08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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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스님과 함께한 제16회 작가와의 대화
  지난달 27일 오후 6시, 본사는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제16회 작가와의 대화 <혼자 힘들어 하지 말아요>를 개최했다. 책을 통해 우리에게 따뜻한 응원과 치유를 건넸던 혜민 스님은 학우들의 고민거리에 공감하고 이를 치유해주며 열정적으로 강연에 임해 학우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가면을 쓰고 서로를 만나는 우리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꽃을 활짝 피우고 싶어해요. 여러분들은 자신의 꽃을 다 피우고 계신가요? 우리는 왜 스스로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피우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며 살고 있을까요? 모든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가능성을 충분히 피우고 싶어 해요. 그러기 위해서 어린 시절 부모가 아이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면 좋은데 대다수의 부모들은 조건 없이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아이의 얘기를 존중해주지 않고 부모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주관으로 아이를 재단하기 시작해요. 항상 하고 싶은 게 있어
도 할 수 없도록 억압받는 관계를 맺는 거예요.

  아이가 울고 있는데 집에 손님이 왔어요. 엄마는 아이한테 “울지마. 뚝. 손님 왔는데”라고 합니다. 아이가 우는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 엄마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어 하기보다는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려 하죠. 이 상황에서 아이는 ‘내 슬픈 감정은 중요하지 않구나’ 하고 생각해요. 이게 계속되면 나중에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이 사회의 통념이나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게 되죠.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진정한 모습을 가리는 가면을 쓰게 돼요. 가면 뒤의 나는 연약하고 완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면을 써서 완벽한 사람인양 행동하는 겁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가면과 가면이 만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끼죠.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외로움을 해소하려면 스스로 쓰고 있는 가면 뒤 모습을 누군가에게 얘기해야 해요. 하지만 내가 속마음을 말했는데 상대방이 자기의 가치 기준으로 재단하고, 평가하고, 혹은 조언하고, 심지어는 모르는 사람들한테 떠벌린다면 쉽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없어요. 이런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과 만나도 속에 있는 얘기를 못하는 겁니다. 깊은 곳에서의 연결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거죠.

  내 마음가짐을 바꾸기
  또 이런 얘기를 해보고 싶어요.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에게는 세 가지의 선택이 있어요. 만약에 내가 남자친구를 사귀어요. 그런데 이 남자친구가 담배를 피우는 거예요. 나는 그게 너무 싫어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선택은 관계를 청산하는 거예요. 두 번째는 남자친구의 담배 피우는 버릇을 바꾸게 하는 방법이 있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번째를 선택하곤 해요. 남자친구를 설득하기 시작하죠. 하지만 설득한다고 해서 행동이 쉽게 바뀌지는 않아요. 누군가의 행동을 내 마음에 들게 바꾸려면 긴 시간이 걸리고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어요. 또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죠.

  이럴 때 세 번째 선택은 내 마음을 바꾸는 거예요.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 그 상황에 저항하기 때문이에요. 만약 내가 기차를 탔는데 옆 좌석의 아이가 계속 울어요. 나는 ‘왜 애를 울려서 잠자는 사람들을 다 깨우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러나 내가 저항한다고 해서 우는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아요. 내가 저항을 하면 할수록 내 불행은 증폭돼요. 하지만 그 아이의 엄마나 아이는 내가 화가 난다는 사실을 모르죠. 철저하게 내 손해인 거예요. 그런데 내가 마음을 바꿔서 사랑하는 조카 혹은 내 아이가 운다고 생각하면 아이의 안위가 걱정되고 아이 엄마에게 공감하게 됩니다. 울음소리에 저항을 하지 않는 것이죠. 그럼 내 마음이 편해요.

  상황은 웬만해서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내 마음을 바꾸는 거예요. 그렇다고 더 좋은 정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노력이 헛되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불편함은 어떤 마음으로 대처하는가에 따라 오래갈 수도 있고 단축될 수도 있죠.

  더 많은 사람과의 교류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사람은 관계의 거울을 통해서 자기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라는 조언을 하고 싶어요. 그렇다고 자기만의 이상형을 두고 한정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저는 대머리만 아니면 괜찮아요”라고 말하던 여성분이 있었어요. 이상형으로 ‘대머리가 아닌 사람’이라는 기준을 둔거죠. 후에 그분이 결혼을 할 때 다시 만나게 됐는데 남편이 대머리더라고요. 그래서 물었더니 “스님, 이 사람이 대머리인 것만 빼면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하는 거예요. 기준을 두고 사람을 찾는다면 어느 누구를 만나도 그 사람의 장점을 못 보게 돼요.

  그래서 저는 연애를 적극 권장해요. 사람을 많이 만나본 사람은 내 행동 패턴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요. 그래서 사람을 많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대방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지 못해서 싸우게 되지만 많이 겪어본 사람은 서로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더 쉽게 상황을 풀어가죠. 

  자신의 인생에서 운전대를 잡기
  미국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해요. 남자아이는 눈을 치우거나 잔디를 깎고 여자아이는 베이비시터와 같은 일을 통해 돈을 벌어요. 더 크면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기도 하고요.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돈을 벌고 모아요.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자기 삶을 결정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요. 어렸을 때부터 이미 연습해왔기 때문에 사회에 나갔을 때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죠.

  그러나 한국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할 결정권이 없어요. 우리나라 부모들은 음악을 한다거나, 소설을 쓴다거나, 시위에 참여한다거나 하면 “그런 걸 할 시간에 공부나 더 해라”라는 말을 많이 하죠. 이런 교육 방식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의 운전대를 스스로 쥐고 있다는 생각을 못해요.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익숙해져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게 돼요. 정해져 있는 것을 향해 달려 나가기보다는 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 간다는 느낌이 들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많이 힘들어요. 계속되는 실패로 자존감이 낮아졌어요.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제 자신이 편안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요.
  예전에 저도 취업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종교 관련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교수가 되려고 여러 학교에 지원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실패 끝에 결국 저는 교수로 임용됐어요. 교수로 임용된 후 새로운 교수를 뽑는 과정에 들어간 적이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면접자들 모두 훌륭했지만 전부를 임용하지는 않았어요.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그러니까 내 잘못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쪽에서 원하는 모습과 내 모습이 맞지 않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죠. 그러니 너무 좌절하지 말아요. 내 잘못이 아니라 내 모습이 그쪽과 부합하지 않는 것뿐이니까요.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세부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저도 대학원 진학 시에 같은 고민을 했었어요. 제가 조언해주고 싶은 것은 관련 분야 선배와 교수님의 도움을 받으라는 거예요. 저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할 때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신 한 스님의 도움을 받았어요. 교수님들은 서로 네트워크가 잘 돼 있어서 그 만큼 얻을 수 있는 게 많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조언해주고 싶은 것은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 있고 잘하는지 스스로 찾아봐야 해요. 하고 싶은 과목이 있고 잘하는 과목이 있을 거예요. 잘하는 과목은 내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굉장히 잘해요. 그런데 내가 관심만 있는 과목은 어렵더라고요. 내가 어떤 것을 잘 하는지 들여다봐야 해요. 마지막으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남들이 많이 하는 걸 굳이 하려고 하지 말고 나만의 길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긴장해 마음이 불편하고 신체적으로 반응이 나타나요.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보면 늘게 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게 되면 낯선 사람과의 관계도 편안해져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긴장을 하면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그래. 나 긴장한다. 그래서 어떡하라고?”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다 보면 점점 긴장감이 줄어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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