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동성애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권경우 문화평론가
  • 승인 2012.05.2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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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동성결혼의 합법화 견해를 밝혔다. 그의 소신 있는 발언은 논란과 함께 미국 대선에서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시의회 크리스틴 퀸 의장은 19일 자신의 동성애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의 결혼식에는 현 뉴욕시장 등 정·관계 인물들뿐만 아니라 비욘세를 비롯한 유명인들도 참석했다. 퀸 의장은 지난해 뉴욕시의 동성결혼 합법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내년 뉴욕시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이며, 그렇게 될 경우 뉴욕의 첫 여성시장이자 첫 동성애자 시장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 흑인권익단체 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NAACP)가 공개적으로 동성결혼을 지지했다. 기독교 보수단체들의 반대 움직임도 거세지만,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동성결혼을 시민의 평등한 권리로 보는 입장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출처 : 중앙일보)

  그에 비하면 한국사회는 동성결혼 및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지난 4월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을 두고 벌어진 기독교 보수단체들의 반대 시위의 주요 이유 역시 동성애와 관련 있었다.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유명인 중에는 커밍아웃을 한 이들이 있으며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동성애가 다뤄지고 있다. 매년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논란도 진행형이다. 축제 주최 측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축사를 부탁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이제 동성애 담론을 비롯한 ‘퀴어문화’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지만, 단순한 관심을 넘어 이해와 공감이 더 중요하다. 소수자에 대한 의무적 관심은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담론의 전개 과정에서 ‘약자’이기 때문에 무조건 우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장애우’와 같은 과잉 표현이 등장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동성애는 ‘절대 선’이 아니다. 가끔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이성애자’가 동성애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반응은 건강한 담론이 아니라 강박적인 수준에 가깝다.

  우선 필요한 것은 동성애 담론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고 타자를 인정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생각은 ‘인간의 권리’에 대해 참여하는 것이며 나아가 타자에 대한 나의 반응과 인식을 점검하는 일이 된다. 이를 통해 무지개의 다양성이 빛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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