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의 끝에서 중심을 배우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친다.
가지는 저항하지 않는다.
흔들림을 받아들이며, 제 자리를 지킨다.
한때 나는 그 반대였다.
흔들리면 부서질까 두려워
발밑의 그림자에 뿌리를 내리려 애썼다.
그러나 오래 버티던 마음은
어느 날 스스로 균열을 냈다.
그 틈으로 미세한 떨림이 스며들었다.
의외였다 —
그 떨림은 나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안을 흙처럼 부드럽게 만들어주었다.
계절이 깊어가며 나는 알게 되었다.
단단함이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힘이라는 것을.
떨어진 낙엽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흙이 되어
또 다른 생의 뿌리를 품는다.
바람은 여전하고,
나 또한 여전히 흔들리지만 —
그 흔들림이 나를 다시 세우고 있다.
이제 나는 안다.
중심이란 흔들림의 반대가 아니라,
수많은 흔들림을 지나
비로소 도착한 고요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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