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세요!’, ’밀지 마세요!’ 곡소리가 연신 울려 퍼지는 곳은 다름 아닌 공항이다. 인기 연예인이 공항을 이용하면 공항은 모든 시민을 위한 공공의 장소에서 충돌의 장이자 상업적인 무대로 변질된다.
최근 한 인기 연예인은 홍콩에서 열리는 팬미팅 투어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연예인을 보기 위해 많은 팬이 몰리자, 사설 경호원들은 얼굴에 플래시를 비추고 항공권을 검사하는 등 과잉 경호로 대응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전에는 팬이 경호원에 의해 뇌진탕 진단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여러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이다.
공항이 상업적인 무대로 변질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다. 연예인들이 공항에 입고 오는 옷과 신발 등을 일컫는 ‘공항 패션’은 언제나 화제가 된다. 협찬사가 소속사에 마케팅비를 지급하면 연예인들은 협찬사의 옷을 입고 공항에 선다. 그리고 연예 매체들이 연예인 사진을 찍어 노출한다. 이렇게 알려진 브랜드와 상품에는 품절 대란이 이는 등 큰 파급효과가 생긴다.
공항에 오는 연예인 자체에 대한 관심, 착장 정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많은 팬과 매체가 몰린다. 이로 인해 위험 상황이 생기자, 인천공항 측은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이 인천공항 출국장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규 절차를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유명인 기준의 불분명 문제,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며 거센 비판과 뭇매를 맞았다. 별도 게이트를 만드는 것이 아닌 기존 노약자나 승무원 등이 이용하던 게이트를 쓰겠다는 해명 역시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연예인이 ‘신흥 귀족’이 되었다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다. 결국 인천공항 측은 이 대책을 시행 예정일 하루 전 철회했다.
이 문제는 우리에게 단순한 통로의 변화가 아닌 형평성에 대한 도전과 새로운 계급 등장의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공서비스에서 동등한 접근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연예인을 신격화하고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태도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 입출국 날짜와 시간, 비행기 좌석 등 그들의 개인정보를 사고팔지 말아야 한다. 또한 공항과 비행기 안까지 따라가 그들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 그들이 연예인이기 전에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현재 충돌의 장, 상업적인 무대가 된 공항에서 야기된 위험한 문제를 차단하는 첫 번째 단계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직업 연예인, 우리는 그들에게 바람직한 방식으로 사랑을 주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
답은 그들이 누리는 특권이 우리와의 간극을 더욱 확대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 모두가 동등한 접근성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대답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