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운전할 수 있어
난 아직 운전할 수 있어
  • 안수빈(정치외교 3) 학우
  • 승인 2024.10.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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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아직 운전할 수 있어” 이번 추석에 뵌 우리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70세가 넘은 할아버지는 여전히 건강하시다. 매일 바른 자세로 계단을 오르내려도 숨찬 기색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연세를 감안해 운전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령자 운전에 대한 걱정은 우리 집만의 사정이 아닐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사망자를 가장 많이 내는 연령은 65세 이상이다. 사고 원인은 주로 페달 또는 핸들 오조작이다. 지난 7월,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돌진사고의 운전자 역시 고령이었다. 한국의 고령 운전자 사고율은 OECD 국가 평균의 8배에 달한다. 국내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율도 자연스럽게 급증하는 추세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율 증가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원인은 ‘허술한 면허 관리’이다. 한국의 면허 갱신 주기는 65~73세 기준 5년, 75세 이상 기준 3년이다. 하지만 면허 갱신을 할 때 적성검사와 인지능력검사만 실시하고 도로주행검사는 하지 않는다. 실제 고령자의 운전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다음 원인은 ‘저조한 자진 면허반납률’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65세 이상 운전자의 자진 면허반납률은 2%대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진 면허반납 시 지역화폐, 대중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생계형 운전자나 교통 낙후지역에 거주하는 운전자에게는 실효성이 없다. 비수도권 지
역에 거주하는 운전자 대부분은 저조한 대중교통 운행으로 개인차량 이용이 필수적이다. 즉, 면허를 반납해야 하는 나이·건강임에도 반납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놓인다.

  늘어나는 고령 운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면허 관리와 면허증 회수를 적극 격려해야 한다. 면허 관리 방식은 운전능력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 또한 ‘고령자 교육’을 실시해 안전한 운전습관 형성을 도모해야 한다. 더불어 페달 오작동 방지 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본은 2012년부터 인구 고령화에 따라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일상의 불편함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단지 그 불편함이 사고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령자 보행 속도에 맞는 신호 시간으로 조정하거나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인프라를 안전하게 강화할 필요도 있다. 우리는 고령 운전자를 무작정 비난하기보다 변화를 인식하며 고령화 사회에 맞는 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다. 우리 모두 언젠간 늙고 불편함이 많아진 미래를 겪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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