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를 선도할 배양육
미래 먹거리를 선도할 배양육
  • 주선태 경상국립대학교 축산과학부 교수
  • 승인 2024.09.02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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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알아보다

  최근 육류 소비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다양한 대체육 상품이 나오고 있다. 배양육은 기존 고기와 가장 비슷한 느낌을 내나 식물성 고기나 곤충 단백질에 비해서는 그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에 배양육의 특성과 생성 원리에 대해 알아보며 미래 육류 소비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실험실에서
  식량을 만들어내다

  배양육은 가축의 근육줄기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생산하는 세포농업의 일종이다. 최근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문제 △식량생산을 위한 환경파괴 및 자원고갈 △동물복지 등의 문제가 대두되며 우리 사회에서 배양육이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배양육이 주목받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나 개념 자체는 등장한 지 오래다. 1932년에 발간한 윈스터 처칠의 저서 <Thoughts and Adventures>를 살펴보면 “50년 후 우리는 적당한 배지에서 닭가슴살이나 날개를 사육함으로써 그것을 먹기 위해 닭 한 마리를 기르는 어리석은 짓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는 문장으로 배양육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꾸준히 그 가능성에 대해 연구가 이뤄진 결과, 2013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의 마크 포스트 교수팀에서 발표한 ‘세포를 배양해 만든 햄버거 패티’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본격적인 배양육 연구가 시작됐다.

  아직 배양육에 대한 명확한 법과 규제는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제조 및 가공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생산될 수 있기에 배양육은 △cultured meat △cell-based meat △clean meat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세포 배양을 통해 만들어지는 배양육 <출처/데일리푸드>

 

  배양육 생산과정
  어떻게 이뤄지나

  일반적으로 배양육은 세포를 배양해 조직화하는 과정을 통해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배양할 세포 종류 △조직화 방식 △가공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배양육이 탄생한다.

  배양육 생성에는 기존 식육의 맛과 질감을 모사하기 위한 연구가 우선시된다. 식육이 약 90%의 근섬유로 구성된 것과 같이 배양육을 형성할 때에도 높은 비율로 근육줄기세포 혹은 근섬유를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각 세포종마다 장단점이 존재하나 최종적으론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배양육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세포를 근육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들은 다양한 동물의 △근육위성세포 △중간엽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등을 활용해 배양육 생산에 적절한 세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왔다. 최근에는 일차 세포 외에도 세포주를 배양육 생산 및 연구에 활용하기도 한다.

  세포의 대량 배양을 위해서는 세포를 생물반응기 내에서 *부유배양해 수확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캐리어가 활용된다. 배양육 산업에 사용하는 세포는 대부분 부착세포이기 때문에 부유배양을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세포가 부착할 수 있는 물질로 마이크로캐리어를 공급해주는 것이다. 마이크로캐리어의 특성에 따라 배양육의 생산효율 및 생산단가와 제품의 가공 용이성이 달라질 수 있다.

  배양육의 조직화는 주로 지지체를 통해 이뤄진다. 지지체는 세포가 부착할 수 있는 3차원의 구조물이며 식육의 조직감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지지체는 보통 △콜라겐 △젤라틴 △알지네이트 △키토산 등 식용 원료를 활용해 제작하며 다양한 폴리머를 사용한 비식용 지지체도 존재한다. 그 외 3D 바이오프린팅, 전기방사 기술 등을 이용하기도 하며 마이크로캐리어 자체를 지지체로 활용하기도 한다.

  세포 지지체는 배양육 생산의 핵심 요소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식용 가능한 지지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식품 등급의 원료를 활용한 지지체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지지체는 세포의 부착과 성장을 돕는 동시에 최종 제품의 안전성과 일관성을 보장해야 하므로 더욱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외에도 배양육 생산과 관련해 배양액, 배양지방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배양육이 만들어지는 과정 <출처/KBS뉴스>

 

  배양육을 우리사회에서
  활용하려면

  배양육은 다양한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영양성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양육은 배양과정에서 △단백질 △지방 △미네랄 등의 영양성분을 조절해 맞춤형 식품으로 개발·제조할 수 있다. 특히 배양육은 맞춤형 식품으로써 노인친화식품이나 메디푸드 생산 측면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양육은 영양성분 뿐만 아니라 조직감을 조절할 수도 있어 씹거나 삼키기 쉬운 식품이 핵심이 되는 노인친화식품으로써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 외 배양육은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고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전염병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식육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나아가 배양육은 식량난을 해결하고 미래 우주식량으로써 식품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배양육을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중요한 기술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 가장 큰 기술적 한계는 높은 생산비용이다. 10여년 전 마크 포스트 교수가 첫 배양육 햄버거 패티를 생산했을 때, 패티 하나를 생산하는 데 든 비용이 한화로 약 3억 원에 달했다. 배양육의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세포 배양 배지 △성장 인자 △첨단 설비등이 모두 높은 비용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배양육 생산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생산비용 절감이 필요하다. 특히 배양 배지 성분 중 하나인 소 태아 혈청(Fetal Bovine Serum)은 생산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혈청을 첨가하지 않고도 동물세포를 배양할 수 있게 는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조만간 저렴하고 효율적인 배양육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생물반응기의 효율성을 증진시켜 생산효율을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자동화 생산 공정 도입 등의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신뢰할 수 있는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식품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배양육 생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 세포 배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과 유전적 변이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하며 식품등급의 원료를 사용하고 그 잔류량을 평가해야 한다.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배양육 제품을 허가했으며 배양육을 식품으로 섭취해도 위험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에는 아직 배양육에 관한 명확한 제도가 없으며 배양육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식품 안전 규제 기관과 협력해 배양육의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안전성을 보장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배양육 시장 규모 변화 <출처/동아일보>

 

  배양육 산업의
  현황과 미래

  2016년에는 약 10개의 기업만이 배양육에 대해 연구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배양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재 국내외로 다양한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연구 및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 △이스라엘 △네덜란드 △일본 △싱가포르 등의 국가에서 배양육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에서 주요 축종인 △소 △돼지 △닭 △해산물 위주의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지역의 상징적인 동물인 캥거루의 세포를 활용하여 배양육을 연구하는 기업이 존재하기도 한다.

  글로벌 배양육 기업으로는 △Mosa meat △Upside foods △Good meat △Aleph farms 등이 있으며 GFI, New Harvest와 같은 비영리 단체도 배양육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셀미트 △씨위드 △다나그린 등이 배양육 생산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양육은 지속가능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식량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식품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정부의 협력으로 배양육을 상업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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