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로 위로받는 청년들
오늘의 운세로 위로받는 청년들
  • 윤수아 기자
  • 승인 2024.03.18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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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쯤은 운세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별자리 운세를 보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시험이나 결혼 등 중요한 일을 앞두고 사주를 보는 행위는 무속신앙을 넘어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잡았다.

  최근 운세는 청년 세대 사이에서 더욱 인기를 얻는 추세다. 청년들은 운세 상담을 받기 위해 비싼 금액을 부담하고도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다. 유명한 점집은 한 달 전에 예약해야 겨우 방문할 수 있는 정도다. 동시에 온라인으로 운세를 확인할 수 있는 ‘운세 서비스’도 유행하고 있다.

  운세는 기운이나 팔자같이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요소들을 근거 삼아 미래를 예측한다. 그러나 청년들은 운세가 비과학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꾸준히 운세 서비스를 찾는다. 2020년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3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 취업 운세’에 따르면 약 33.3%의 응답자가 점이나 운세를 보는 이유로 심리적 안정과 위안을 얻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운세 문화는 사회 분위기가 암울해질수록 유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운세를 확인하는 행위만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닥치면 무력감을 느끼며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해결방안을 얻기 위해 찾은 운세 결과는 “일이 잘 풀린다고 안심하지 마라”, “조금만 더 참으면 기쁜 일이 생긴다”와 같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보편적인 해답을 내놓는다. 적절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도 운세 결과로 위안을 얻는 이유는 ‘바넘 효과’ 때문이다. 바넘효과란 일반적인 정보를 자신만의 특성이라고 여기는 심리 현상이다. 조언을 얻고 싶은 청년들은 무의식중에 운세 결과를 자신의 상황에 맞춰 해석하고 문제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운세 탓으로 돌려 불안한 마음을 달랜다.

  혹자는 청년들이 운세 결과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목표에 대한 의지를 잃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운명론적인 사고에 빠지기에 운세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청년 세대는 사회가 우려하는 만큼 운세 결과를 그다지 맹신하진 않는다. 설문조사 기관 어피티가 청년 세대 506명을 대상으로 운세 의존도를 물었을 때 ‘운세 결과에 많이 의존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중 4.9%에 불과했다. 고민을 털어놓기도 힘든 상황 속 청년들은 운세를 가벼운 심리상담의 일종으로 받아들인다.

  젊은 층 사이에서 운세 문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막막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운세가 유행하는 경향을 무조건 비판하기보단 그런 문화가 흥한 이유를 사회적 맥락 속에서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청년 세대는 의존할 곳이 필요할 뿐이다. 불안과 걱정에 빠진 청년들을 걱정한다면 운세 문화 근절을 주장하기 전 그들이 진정으로 의존할수 있는 사회적 대책을 마련해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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