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소통하는 전통, 새로운 모습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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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성여대신문사
  • 승인 2021.09.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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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매력으로 돌아온 현대 국악

  과거에는 국악을 ‘재미없고 지루한 옛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현재 국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악계가 오랜 시간 목표 삼았던 것은 국악의 대중화다. 그간 들였던 노력과 공이 하나둘 결실을 보고 있다.

 

  국악의 대중화,
  오랜 시간 걸쳐 진행 중

  국악의 대중화가 진전을 보이며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약 40년 전이다. 그러나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그 이전부터 있었다. 1962년, 황병기 가야금 명인(이하 황 명인)은 현대 가야금 곡을 최초 작곡했다. 그로부터 3년 뒤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국악을 공연했고, 12년 뒤에는 유럽 순회 독주회를 떠났다. 황 명인은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고 옛것만 굳어진 채로 좋아한다면 그것은 전통이라기보다는 골동품에 가깝다”며 “음악도 새로운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성천, 박범훈 등의 인물이 국악 악보를 작성하거나 다수의 음악 작품을 작곡하는 등 1980년대를 전후로 국악의 대중화를 실천했다.

  1985년에는 새로운 풍의 국악을 시도했던 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이 등장했다. 슬기둥은 전통 음악의 현대화 작업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를 이끈 국악 그룹이다. 클래식이나 대중가요, 영화음악을 국악으로 연주했고 국악가요, 국악동요, 무용음악 등 여러 분야의 음악을 선보여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악실내악단이 거의 없던 당시 슬기둥과 그들의 음악은 매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5년에 등장한 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의 공연 모습이다. 슬기둥은 국악의 현대화 작업을 통해 대중에게 다양한 무대를 선사했다.
1985년에 등장한 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의 공연 모습이다. 슬기둥은 국악의 현대화 작업을 통해 대중에게 다양한 무대를 선사했다.<출처/강원도민일보>

  현재는 새로운 기법을 활용하거나 현대적 요소를 결합하는 등 더욱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찾아볼 수 있다. 다수의 플랫폼에서 퓨전 국악 오디션 ‘조선판스타’, 크로스오버 국악 경연 ‘풍류대장’과 같이 현대 국악을 주제로 하는 TV 프로그램을 방송하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는 ‘요즘 국악’

  지난 2020년,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가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의 한 대목인데, 판소리 원곡과 달리 빠르고 신나는 리듬감을 강조했다. 소리꾼 한 명이 창을 하는 판소리와 달리 네 명의 보컬이 노래하며 코러스를 넣었다. 북을 치고 추임새를 넣는 고수의 역할은 베이스와 드럼이 대신해 더욱 다채로운 소리를 만들었다. 국악이 어색한 젊은 층이나 국악을 아예 처음 접하는 외국인에게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날치 밴드의 음악을 배경 음악으로 활용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는 유튜브 조회 수 3억 회를 앞두고 있다.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배경 음악으로 활용한 ‘Feel The Rhythm Of Korea: SEOUL’의 한 장면이다. 해당 영상은 9월 24일 오후 6시 기준 유튜브 조회수 4,774만 3,939회를 기록했다.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배경 음악으로 활용한 ‘Feel The Rhythm Of Korea: SEOUL’의 한 장면이다. 해당 영상은 9월 24일 오후 6시 기준 유튜브 조회수 4,774만 3,939회를 기록했다.<캡처 / Imagine your Korea>

  한편, 국악 퓨전 뮤지컬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9년 처음 등장한 공연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은 국악기와 클래식 오케스트라 악기, 밴드 악기로 무대를 구성했다. 국악 중심의 힙합, 록, 스윙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무대를 만들었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로 변화 및 발전 중인 국악은 뮤지컬, 광고 배경 음악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기대되는 국악의 내일
  전통과 현대의 균형 필요해

  국악의 현대화는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다. ‘요즘 국악’은 익숙한 선율, 새로운 소리를 갖춘 동시에 우리 전통을 몸소 느끼게 해준다. 송현민 음악평론가(이하 송 평론가)는 “국악은 세속의 음악으로, 속세의 풍경이 담겨 있고 인간이 느끼는 희로애락이 들어 있다”며 “점차 잊히고 멀어졌던 국악이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세속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악의 현대화는 전통이 미래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악의 현대화가 국악의 본질을 잃게 하며 선조들이 고수해 온 숭고한 전통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송 평론가는 “모든 전통이 겪는 딜레마다”며 “전통과 현대 모두를 위한 변형의 균형 잡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전통의 원형을 돌보지 않고 한쪽에 치우친 채 대중화를 이끈다면 당연히 걱정해야 한다”며 “현대화 과정에서 전통이 훼손될 때 경각심을 깨워줄 수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대중이 찾고 즐기는 음악을 목표로 달려온 국악의 대중화는 그 전망이 밝다. 송 평론가는 “앞으로 현대 국악은 K-pop, K-클래식 등을 두루 포괄해 ‘K뮤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거대한 음악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며 “기존의 현대 국악이 국악의 한 종류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대중음악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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