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외않헤?
신문사 외않헤?
  • 이효은 기자
  • 승인 2023.03.0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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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신문사에 들어온 후 계절이 5번 바뀌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나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서 신문사의 문을 두드렸다. 기자의 소명 의식으로 지원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기자실에서 처음 마주한 선배들과 기사 아이템 회의를 하던 날, 나의 부족한 보고서에는 선배들의 냉철한 피드백이 담겨있었다. 우리대학을 굳건히 지켜온 신문 한 귀퉁이에 이름을 남긴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때 깨달았다. 꿋꿋하게 그 무게를 견딘 선배들이 멋있었고,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템이 반려되거나 기사를 퇴고하는 과정에서 나의 능력에 의심이 들기도 했으나 선배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물어보면서 배우려 했다.

  그렇게 지난여름, 나는 보도부장을 맡았다. ‘데스크’라고 불리며 후배 기자들의 기사를 점검해야 하는 부장 직책에 희열감보다는 부담감이 컸다. 덕성여대신문사 이름을 걸고 나가는 공식적인 글을 본격적으로 담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의 기사를 통해 우리대학의 소식을 전해 듣는 학내 구성원과 외부인이 있기에 책임감이 막중했다. 물론 그전에도 기사를 작성했으나 이제는 내가 후배들의 기사도 퇴고하고 신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했기에 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인터넷 신문이 종이 신문을 대체하고 학생들이 예전만큼 학교신문을 찾지 않으면서 수도권 대학뿐 아니라 모든 대학 언론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덕성여대신문사 역시 피해 갈 수 없었다. 적은 인원으로 운영하는 상황이라 학업과 병행해 신문을 발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으며 나의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니 몸과 마음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버거울 때마다 동기를 떠올렸고, 내가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선택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그만둔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감정 소모 역시 컸다. 정확한 사실 전달을 위해 많은 이들과 부딪혀야 했고, 몇 번이나 유선상의 대치를 거쳐야 할 때도 있었다. 그 시간을 함께했던 동료들이 떠나가 아쉽고 슬픈 마음이 든 날도 있었다.

  기획하고 취재하며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선후배 기자와 함께 취재하러 가던 때, 매 편집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던 순간이 다 추억이고 내가 배울 수 있던 경험으로 생각한다. 어릴 때 즐겨보던 만화 ‘아기공룡 둘리’ 작가님의 인터뷰를 언제 해보며 우리대학 총장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언제 또 해보겠는가.

  이번 학기를 끝으로 길고 길었던 나의 기자 생활이 끝난다. 후배들이 그 자리를 잘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나의 대학생활을 값진 경험으로 채워주고 의미 있게 해준 덕성여대신문사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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