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내에서는 새로 개정된 학칙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학생회 측에서는 학생들과 합의되지 않은 학칙개정은 무의미하다며 학생총회를 열었고, 학교 측에서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의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일들을 되짚어 생각해볼 때 이번 일이 학칙개정이나, 학과 신설 같은 중대한일이기 때문인 것만은 아닌 듯 하다. 예를 들어 몇 년 전부터 계속돼온 수강신청에 대한 불만이 그렇다. 매번 수강신청 기간마다 서버가 다운되고 학생들은 수강신청의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학교는 이에 일시적인 사과만 할 뿐 별 다른 대안이 없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학교와 학생간의 의사소통이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학교 측의 입장에서 수많은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학생들의 의견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학생들에게 그에 해당하는 정보를 줄
필요가 있다.
이번 학칙개정과 학과 신설의 과정에서 이번 성명서와 같이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성명서는 학칙개정에 대한 학생들의 공감을 얻고자 게시한 것으로 생각되나 그 취지는 살리지 못했다. 학생들이 공감하지 못할 때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학과 신설의
경우가 그렇다. 로스쿨이 추진되어 이제 조건에 부합하는 학교만 자격조건이 생기는 가운데 그러한 자격조건은 서울시내 몇 개 대학뿐이다. 그 와중에 법학과 신설이라니 누가 봐도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법학과 학생 대부분의 최종목표인 판사, 변호사, 검사 등의 주요직에 달성할 수 없다
는 것이 뻔한 마당에 법학과는 중심축을 잃게 되는 것이다.
덕성은 혼자서는 절대 만들어 갈 수가 없다. 학교 측은 이를 고려하여 앞으로의 덕성을 학생들과 대화하며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또한 덕성 구성원인 학생들 역시 내가 학교에 주인이란 생각을 가지고 지켜만 보는 덕성인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덕성인이 되어 주체적인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서울시내 대학 중 취업률 최하위 학교, 중앙일보 평가 20위권 진입에 기뻐하는 학교가 지금 덕성의 현실이다. 학교와 학생간의 활발한 대화가 이루어질 때 우리학교의 발전도 한 걸음 더 빨리 진척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