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위계 구조 속 불합리를 말하다
무대에서 위계 구조 속 불합리를 말하다
  • 윤수아 기자
  • 승인 2024.03.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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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창작 정신에 대해 논쟁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 <클래스>

  지난 5~6일 약학관 아트홀에서 제92회 정기공연을 진행했다. <클래스>는 교수 A와 대학원생 B가 일대일로 진행하는 극작 수업을 배경으로 위계 구조 속 폭력의 부당함을 다룬 작품이다. 

  대학원생 B는 졸업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극작가 겸 교수인 A가 강의하는 수업을 홀로 수강한다. B는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담아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복수를 그려낸 희곡 <고독한 케이크 방>을 졸업작품으로 제출하려 한다. 그러나 A는 작품에 작가를 드러낼 필요가 없다는 이유를 들며 작품 제출을 반대한다. 그러던 중 B의 룸메이트가 A 교수의 동료이자 스승인 원로 교수에게 작품을 빼앗겨 사망한 사건이 밝혀지고 교수와 대학원생으로 각기 입장이 다른 둘 사이에 큰 말싸움이 벌어진다. 그 후 다시 진행한 수업에서 A와 B는 그간 언쟁의 대상이었던 희곡 <고독한 케이크방>의 등장인물인 ‘언니’와 ‘나나’에 이입해 함께 작품을 낭독하며 극을 마무리한다.

  이번 공연은 이틀간 201명이 관람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연극을 관람한 이혜리(독어독문 2) 학우는 “B가 쓴 작품의 연출을 무대에서 재현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며 “특정 인물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등장인물을 동시에 조명해 두 사람의 서사를 더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김지원(사회학 2) 학우는 “각기 다른 공간을 통해 두 주인공 간의 위계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연극 초반에는 A 교수가 공간을 주도하지만 이야기를 전개할수록 대학원생 B의 행동 반경이 점점 넓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A에게 케이크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인지하고 이를 남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을, B에겐 자신의 상황을 직면하고 나아갈 용기를 상징한다”며 “두 주인공의 주요 갈등은 수직적인 위계 구조로 인해 발생했지만 연극을 통해 갈등의 원인이 개인에게 있지 않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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