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아름다운 ‘작은 결혼식’
작지만 아름다운 ‘작은 결혼식’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4.03.31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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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에 내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결혼, 세세한 부분까지 개성을 살리는 결혼식

  꽃 피는 따스한 봄이 오면 본격적인 결혼 시즌도 함께 시작된다. 신랑과 신부는 수많은 하객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인생 최고의 결혼식을 하길 원한다. 그러나 작년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는 이처럼 성대한 결혼식이 아닌 작지만 알찬 그들만의 결혼식을 열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들의 결혼식장은 작았고 하객은 적었다. 그러나 누가 온지도 모르는 결혼식, 시간에 쫓기는 결혼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반 결혼식들과는 크게 달랐다.


 

  허례허식보다는
  효율적이고 간소화된 결혼식

  지금까지 결혼은 ‘인륜지대사’라 여겨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러져 왔다. 이러한 결혼문화에 반기를 든 새로운 결혼문화가 있으니 바로 ‘작은 결혼식’이다. 작은 결혼식은 식에 가까운 친인척만 초대하거나 과다한 혼수를 생략하는 등 효율성과 실속을 우선시해 결혼식의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

  작은 결혼식은 하객 수, 예식비용, 혼수 등에서 통상적인 결혼식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작은 결혼식의 결혼비용은 천만 원 이내이기 때문에 신랑과 신부는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결혼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혼수의 경우 본인이 쓰던 것을 재활용하거나 예물은 커플링으로 간소화하기도 한다. 예단으로는 간단히 넥타이와 스카프를 주고받거나 신랑, 신부가 반지를 직접 만들어 양가 부모님께 선물하는 등 비용은 최대한 아끼면서 그 의미는 더욱 강조하고 있는 추세다.

  보여주기 식 결혼이 아닌
  예식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

  작은 결혼식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지나친 결혼비용 부담이 있다. 한 번의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드는 돈은 남자는 평균 7천만 원, 여자는 평균 5천만 원 이상이다. 여기에 주택 마련 비용까지 포함하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한 예비 신부는 “꽃 장식이나 한 번 터지고 마는 폭죽처럼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인해 비용이 더욱 많이 든다.”며 결혼비용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이에 반해 작은 결혼식에 사용되는 비용은 약 천만 원 이내에 불과하다. 결혼비용을 절감해 신혼여행, 신혼집 장만 등에 보탤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기도 하다. 또한 많게는 10배까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결혼 자금이 부족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 적합한 결혼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세대에게 작은 결혼식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결혼식은 성대하게 열어 축하를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낸 축의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라도 하객을 많이 초대해야 하고, 도둑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조용히 식을 치르냐는 의견도 있다.

  저렴한 가격과
  자연스러운 셀프 웨딩촬영도 대세

  작은 결혼식의 인기에 맞춰 셀프 웨딩촬영도 관심을 끌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사진작가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신랑, 신부가 소품부터 촬영 장소까지 하나하나 준비해 촬영을 하는 것이다. 전문 포토그래퍼가 찍어준 사진은 아니지만 촬영을 하면서 그들만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고 전문 스튜디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경제적이다. 또한 사진 속 자연스러운 표정과 동작은 셀프 웨딩촬영 최고의 장점으로 뽑히고 있다. 

  공공기관들의 움직임에 따라
  더욱 활성화되는 작은 결혼식

  이러한 작은 결혼식의 인기에 따라 많은 공공기관에서도 작은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다. 결혼식 장소를 대여해주거나 관련 부대행사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은 주로 무료 또는 10만 원 내외의 대관료만을 받고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내부에는 폐백실, 신부 대기실까지 갖춰져 있어 예비 신랑, 신부의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사랑채, 국립중앙도서관, 서울시청 시민청 등은 내년까지 작은 결혼식 예약으로 꽉 차있는 상태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작은 결혼식을 위해 ‘혼례종합정보센터’를 만들어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 캠페인을 진행한다. 작은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에게 추억이 될 만한 증서를 보내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를 중시하고 있다. 혼례종합정보센터 신상철 사무총장은 “뜻깊고 내실 있는 결혼식을 위해서 작은 결혼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부부들이 참여해서 결혼식의 의미를 조금씩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박하지만 내 손으로 꾸미는 재미가 있고 비용적으로도 효율적인 작은 결혼식. 보여주기 위한 결혼식 보다는 작은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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