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0시대와 스포츠마케팅
스포츠 3.0시대와 스포츠마케팅
  •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승인 2012.09.2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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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열쇠구멍? 붕어빵? 아니다. 이것은 바로 달고나, 일명 뽑기라고 하는 것의 모양 틀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뽑기는 어느 덧 추억의 상품이 됐다. 그럼 지금부터 뽑기마케팅을 통해 스포츠마케팅을 생각해보자. 

 

달고나로 보는 스포츠마케팅 원리
  뽑기를 팔기 위해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생산자)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소비자)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타깃 마케팅을 한다.

  뽑기는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에서 추운 겨울에 판매하는 계절상품으로 마을에서 가장 따뜻한 곳 또는 학교 앞이라는 최적화된 장소(Place)에서 판매된다. 가격(Price) 또한 합리적이다. 100원에 한번, 500원에 무려 다섯 번을 할 수 있다. 제품(Product)을 살펴보면 뽑기는 기본적으로 달다. 달달함은 누구에게나 긍정적으로 기억된다. 할아버지, 할머니(생산자)가 아이들(소비자)이 손에 100원을 쥐고 있는지, 500원을 쥐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일은 누워서 떡먹기다. 500원을 쥔 아이에겐 침을 바르고 신중을 기해도 잘 떨어지지 않도록 모양 틀을 약하게 찍어주어 계속해서 구매를 유도한다. 또 500원을 쓴 아이에겐 달고나 빵을 1,000원을 쓴 아이에겐 큰 잉어사탕을 줌으로써 다시 방문 하도록 관리(Promotion)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뽑기를 구워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많이 찾아 볼 수가 없다. 왜 그럴까? 바로 생산자가 트렌드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했고 소비자가 뽑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스포츠마케팅은 스포츠의 제품이나 서비스(Product)를 1차 시장의 스포츠 소비자들에게 유통(Place)하고 프로모션(Promotion)하여 구매(Price)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다. 이는 스포츠마케팅의 구성요소인 4P(Product, Place, Promotion, Place) 마케팅을 의미한다. 스포츠마케팅에는 두 가지 분야가 있다. 우선 스포츠 자체가 제품화돼 판매·서비스 되는 마케팅이 있다. 두 번째로 기업이 스포츠를 활용해 이미지를 향상시키거나 관련 제품을 판매해 이윤을 보는 마케팅이 있다. 구성요소만 보았을 때 뽑기마케팅과 매우 흡사하다. 여기서 우리는 그렇다면 4P 마케팅을 잘 한다고 스포츠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실행될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대적 흐름 속의 스포츠 마케팅
  시대적 흐름에 맞춰 국내 스포츠의 패러다임도 변화돼 왔다. 1960년대부터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까지는 스포츠 1.0시대로 정의한다. 엘리트 스포츠가 강조됐던 시기로 국가는 스포츠를 국위선양, 사회통합, 민족단합 등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또한 국가교류 및 남·북 간의 이념적 갈등 해소를 위해 이용했다. 이후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까지는 스포츠 2.0시대로 정의한다.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 정부나 지자체가 국민의 여가 생활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생활 스포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활성화하는 시기다. 이 시기는 월드컵을 통해 기업들이 스포츠의 비즈니스적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현재까지를 스포츠 3.0시대로 본다. 스포츠는 비즈니스 활용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 활용된다. 기업은 브랜드 인지도 증대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식정보 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그동안 체육 및 스포츠 발전의 기축원리로 작용해 오던 전인교육, 국위선양, 국민건강 및 복지증진 등 전통적 스포츠 패러다임이 사라졌다. 대신 미디어가치 개발, 고부가가치 창출, 생산적 국민 복지 등과 같은 스포츠의 산업적 가치를 강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전개됐다. 이러한 스포츠 패러다임의 변화는 스포츠를 소비지향적 문화·오락활동으로 간주하는 일상적이고 편협한 시각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지향적 산업활동으로 탈바꿈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스포츠 3.0시대에서 스포츠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마켓 3.0>의 저자 필립 코틀러가 그의 책에서 지적했듯 현대사회는 소통과 참여, 문화와 영혼마케팅의 시대다. 이러한 현대사회에서의 스포츠 또한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스포츠 소비자들의 직간접적인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2012런던 올림픽 마스코트인 웬록

스포츠 3.0시대의 가능성과 과제
  지난 2008년 개막한 베이징 올림픽은 인터넷 생중계가 처음으로 TV 시청을 추월한 대회였다. 그리고 이번 런던 올림픽은 좀 더 발달된 스마트 기기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교류하는‘소셜 올림픽’이었다. 미국 스토리지기업 넷앱이 공개한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런던 올림픽 기간 동안 8억 4,500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1억 4,000만 명의 트위터 이용자가 올림픽 소식을 전달 했다.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페이스 북 이용자는 1억 명, 트위터 이용자 는 600만 명에 불과했다. 또, 런던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서 사용된 BT(BT 글로벌 서비스 : 2012년 런던 올림픽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 솔루션 업체)의 무선 인터넷 이용 시간은 22만 시간이었고 BT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달된 비디오 트래픽 증가율은 25%에 달했다. 이처럼 스포츠는 IT, 뉴미디어 등 타 산업과 연계하여 융합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비즈니스 콘텐츠다.

 

  지난해 스포츠와 경제를 주제로 하는 스포츠산업포럼에서 경제학자인 서울대 오종남 교수는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변화에 따른 국내 스포츠 발전에 대해 재미있는 설명을 했다. 한 나라의 GNI가 300달러 이상이 되면 기근을 면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가 300달러 이상이 된 해는 불과 40년 전인 1972년으로 320달러였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 출전한 양정모 선수의 대한민국 최초 금메달 수상을 계기로 한국체육대학이 세워진 1977년에 1,034달러,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 개최 직후인 1987년에는 2,980달러,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지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된 2011년에는 23,000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국가 경제 발전에 스포츠가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
가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스포츠 환경은 아직 국격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생활 체육시설이 확충돼 국민들이 언제든지 쉽게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어느정도 갖춰졌다. 그러나 스포츠 시설의 이용이나 프로그램 참여 관련 주변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다. 예를 들어, GNI 300달러 시대나 지금이나 중·고등학생들은 체육복을 교실 또는 화장실에서 갈아입는다. 또 국내 프로스포츠는 30년 전인 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시작돼 700만 관중시대를 넘어 1,0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은 1948년에 건설된 대구구장을, 한화는 1968년에 건설된 대전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LG와 두산의 홈구장인 잠실구장도 이미 30년이 지난 구
장이다.

  이제는 우리도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적합한 스포츠 주변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가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로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스포츠 3.0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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