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기업, 정부를 경제 3주체라고 한다. 경제 3주체는 많은 학문분야에서 연구대상 혹은 연구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학은 가계를, 경영학은 기업을, 행정학과 경제학은 정부를 주요 연구대상으로 한다. 기업과 조직의 생성, 유지, 발전을 연구하는 경영학은 학제적 특징을 지닌다. 즉, 독립적으로 생성된 학문이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경제학, 법학, 문화인류학, 철학, 미학 등의 인근 학문분야의 결합으로 형성돼 발전하여 왔다. 결국 경영학은 독자가 아닌, 여타 학문과의 연계한 학제적 학문으로서 파트너십적 특성이 있다.
기업경영의 4대 기능과 파트너십
기업은 본질적으로 생산주체로서 소비주체인 소비자가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재화, 서비스, 정보를 산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조달·제조와 관련된 생산관리 ▲생산된 재화, 서비스 ▲정보를 소비주체로 전달하는 활동인 마케팅관리 ▲기업의 제반 활동을 수행하는 인적자원의 확보·유지와 관련된 인사관리 ▲기업운영에 필요한 금융자원의 조달·운용과 관련된 재무관리로 구성된 4대 기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4대 기능별 파트너십을 살펴보자.
인사관리와 파트너십
인사관리는 자사가 필요한 인재상을 규정, 채용하여 직무설계를 하고 인적자원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동기부여와 교육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다. 인사관리 분야에서 대표적인 파트너십은 노사관계를 들 수 있다. 지속가능 한 경영을 달성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사용자는 서로 협력을 하여 공동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마케팅관리와 파트너십
마케팅관리 분야는 고객과의 파트너십이 현재 대세이다. 이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과거와는 달리 기업과 고객 간의 직접 연결이 가능해져서 생긴 현상이다. 기업과 고객과의 파트너십은 기업 측면에서는 고객관계관리(CRM)로, 고객측면에서는 고객참여로 나타나게 된다.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 선정 올해의 히트상품 1위에 오른 팔도의 꼬꼬면이 대표적 예다. 꼬꼬면은 제품개발을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가 주도한 제품이다. 제품 아이디어를 고객이 내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각종 레시피를 생성·공유해 제품출시 전부터 다양한 화제거리(storytelling)를 축적했고 출시와 동시에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한 소비주체가 아니라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생산주체의 역할도 일부분 담당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프로슈머(prosumer)라고 한다. 이에 많은 기업이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홈페이지, 제품별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활용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박용만 회장이나 현대카드의 정태영 사장, KT의 표현명 사장 등은 수십만 명의 고객과 트위터를 통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생산관리와 파트너십
재화, 서비스, 정보를 산출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를 조달하고 가공하며 배포하는 생산관리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으로는 공동수배송, 계약생산, 생산시설공유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와도 물류비용절감 차원에서 공동수배송을 실행하고 있다. 계약생산과 생산시설 공유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소량생산이나 자사의 생산시설이 없는 경우에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하는 것이다. 우리대학도 타 대학과 교류학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역시 계약생산이나 생산시설 공유와 비슷한 개념이다.
재무관리와 파트너십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금융자원의 확보와 운용을 연구하는 재무관리 분야의 파트너십으로 주주관계를 들 수 있다. 주식회사의 경우,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데 자사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와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 매년 3, 4월은 많은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시기다. 평화롭게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불협화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주주와 기업의 파트너십 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장의 생태계적 특징과 파트너십
결국 경영이 수행되고 있는 시장에서 다양한 참여자들 간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영에 생태계 개념을 도입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생태계는 먹이 피라미드의 최하층부터 최상층까지 일정한 역할분담을 통한 지속적 상호작용으로 유지·존속되는 시스템이다. 최근 영세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1위 신용카드사인 신한카드 결제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었다. 자영업자들은 높은 카드 수수료율 때문에 사업영위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용카드사들은 자사의 운영비용을 고려하면 수수료율이 적정하다는 입장으로 양쪽이 대립했다. 이런 싸움에 소비자들만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생태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이 육성되고 존속되어야 신용카드사들도 카드 사용처가 늘어나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결국 협력적 파트너십 구축이 자영업자와 신용카드사 더불어 카드사용자인 소비자까지 이롭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경영학에서는 협쟁(協爭, copetition: cooperation+competition)으로 설명한다. 또한 최근 몇 년간 화두가 되어 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이익공유, 성과공유 등을 통한 동반성장도 생태계적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경영학 분야의 파트너십의 미래
이상으로 경영학과 파트너십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았다. 경영학은 학제적인 학문 특성 자체로 파트너십이 중요한 분야이다. 또한 기업운영의 4대기능인 ▲생산 ▲마케팅 ▲인사 ▲재무 각 분야에서 파트너십 개념을 활용한 다양한 정책, 제도, 전술 등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경영학 분야의 파트너십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필립 코틀러는 <마켓3.0>이라는 책에서 세계는 제품판매가 목표인 1.0 시장, 고객만족 및 보유가 목표인 2.0 시장을 넘어 이제 바야흐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가 목표인 3.0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3.0 시장에서는 뉴웨이브 기술을 이용하여 소비자와의 다대다 협력으로 시장을 창출하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경영학은 앞으로 더욱 파트너십이 중요할 것으로 예측되며 앞으로 파트너십의 정도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