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책>
덕기자가 추천하는 <책>
  • 덕성여대신문사
  • 승인 2023.05.2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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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노동력을 상실한 인간이 겪는 소외

 어느 날 내가 벌레로 변한다면 어떨까? 카프카의 <변신>은 성실한 외판원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해 노동력을 상실하면서 겪는 인간 소외를 그렸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어두운 곳을 찾아 소파 밑에서 시간을 보낸다. 조금씩 벌레의 삶에 익숙해지는 그와 달리 가족은 그의 혐오스럽고 징그러운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레고르의 수입에 의존했던 가족들은 경제적 여유가 사라지자 생활 전선에 뛰어든다. 아버지는 은행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여동생 그레테는 판매원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어머니는 바느질하면서 살림을 맡는다. 이들은 유일한 노동자였던 그레고르 없이도 삶을 영위해 나간다.

 그 무렵, 방 안에서만 생활하던 그레고르가 벽에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본 어머니는 놀라 기절하고 아버지는 그를 향해 사과를 던진다. 이로 인해 그레고르는 등에 상처를 입었지만 가족은 그를 치료하거나 돌봐주지 않았다. 그레테의 바이올린 연주가 듣고 싶어 방을 나선 그레고르는 집에서 살던 하숙생과 마주친다. 그레테는 “저 벌레는 오빠가 아니며 하루빨리 없애버려야 한다”고 외친다.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돈 버는 기계로 취급해 왔다. 벌레로 변한 그는 가족에게 멸시당하는 고통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레테의 말을 듣고 자신의 존재가치에 회의를 느낀 그레고르는 방 안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죽음에도 슬퍼하지 않는 가족들은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나며 소설이 끝난다.

 “그는 가족에 대해 동정과 사랑으로 되짚어 생각해봤다. 그가 사라져야만 한다는 생각이 아마도 여동생의 생각보다 좀 더 확고했을 것이다.”

 벌레가 되기 전 그레고르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위해 헌신했다. <변신>은 그의 비참한 죽음을 통해 경제적 무능력자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도태되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처럼 우리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사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리는 인간을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하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외면당한 이들을 떠올려야 한다. 가족과 사회가 도외시한 주인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책 <변신>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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