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전공제, 실질적인 진로 선택 보장하고 있나?
자유전공제, 실질적인 진로 선택 보장하고 있나?
  • 전서우별 기자
  • 승인 2023.05.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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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도 개선해 고교학점제에 대한 방안 마련해야

  우리대학이 2020년에 도입한 자유전공제가 어느덧 4년 차를 맞이했다. 자유전공제의 취지 및 시행 방식과 유사한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의무 시행되는 가운데 우리대학 자유전공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봤다.
 

1년을 허비하는
자유전공제?

  우리대학은 2020학년도 신입생부터 자유전공제를 적용했다. 자유전공제란 기존의 교과과정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표에 따라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교육제도다. 다양한 전공의 수업을 들어보며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설정하도록 보조하는 것이 자유전공제의 본 목표다.

  하지만 자유전공제로 인해 진로를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없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는 학우들이 있다. 전공선택 수업이 역설적으로 독이 된다는 것이다. 김세은(심리 2) 학우는 “전공이 없는 1년 동안 전공 학문의 깊이 있는 지식을 얻을수 없다”며 “오히려 진로가 명확한 학우들에게는 시간 낭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입생은 소속감을 느낄 수 없어 문제다. 장인서(과학기술대학 1) 학우는 “생활체육학전공을 목표로 삼고 체육 실기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했는데, 1학년은 전공이 없어 소속감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공 전문성 부족으로
난항 겪어

  자유전공제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해 폭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반면 2학년부터 전공 공부를 시작하는 탓에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박현수(컴퓨터공학 3) 학우(이하 박 학우)는 “전문성이 특히 강조되는 컴퓨터공학 전공생으로서 자유전공제가 전문성을 높이는 데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전공제를 처음으로 시행한 20학번은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다. 이 중 일부는 취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박 학우는 “우리대학이 4년제 대학임에도 전공과목을 3년 안에 간추려 배워야 한다”며 “교과과정 이외의 동아리나 공모전 등 대외활동에 도전하려 해도 전공지식이 부족해 실무 경험을 쌓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 시행
우리대학에 득일까 실일까

  고등학교에서도 우리대학의 자유전공제와 유사한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 한국교원대학교 김성천 교수는 “고교학점제가 지향하는 가치는 학생 개개인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그에 맞는 교육과정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며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는 과정으로써 자유전공제와 고교학점제는 유사하다”고 전했다. 고교학점제는 고교 시절에 이수한 학점을 대학 교육과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어 자유전공제와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원활히 이뤄진다면 고교 과정에서 전공탐색을 거친 후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 자유전공제는 입시생들에게 큰 이익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교무과 이유진 과장(이하 이 과장)은 “자유전공제는 이전까지의 교육과 달리, 미처 공부하지 못했던 관심 분야의 전문적인 과목을 수강함으로써 본인의 적성인 전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며 “학생들이 깊이 있는 학문적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답했다.
 

자유전공제,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현재 서울 내 대학 중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 10여 곳에서 우리대학의 자유전공제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는 전공탐색 과목이 아닌 전공필수 과목을 1학년 때 듣는다. 전공선택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 전공선택의 자유로운 철회가 가능하고 다시 다른 전공에 진입 신청을 할 수 있다. 전공을 선택한 후에도 자유전공학부 소속으로 남아 있어 우리대학의 전과와는 다르다.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대학 특성에 맞는 학부로 개편한 곳도 있다. 연세대학교는 자유전공학부 개설 4년 만에 언더우드국제대학의 글로벌융합학부로 편입시켰다. 어중간한 형태라고 지적받던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글로벌융합학부로 통합함으로써 학생들의 성장에 더 도움을 준다는 반응이다. 이화여자대학교는 2007년 자유전공 개념의 스크랜튼학부를 개설해 지금까지 논란 없이 시행하고 있다. 스크랜튼학부는 학제 간 프로그램이나 소규모 강의 등 특성화 프로그램들을 통해 체계화된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다.

  이 과장은 “각 전공 전임 교원들이 학생들의 전공 및 진로에 대한 상담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새로운 상담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다”며 “이를 통해 전공 이해도를 높여 더 적합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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