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영화>
덕기자가 추천하는 <영화>
  • 정해인 기자
  • 승인 2022.05.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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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여공불급 하지 말고 전패비휴 할지어다

  영화의 주인공인 대학생 토일은 5개월 차 임산부다. 토일은 부모님에게 임신 사실을 고백함과 동시에 아이 아빠인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선언한다. 설상가상, 점입가경의 상황에서 토일은 부모님으로부터 왜 매번 극단적이고 무계획적이냐는 호통을 듣는다. 그러나 토일은 충동적인 결정을 하나 더 내린다. 어렸을 적 엄마와 이혼한 뒤 한 번도 본 적 없는 친아빠를 찾겠다는 것이다.

  토일은 지금 아빠의 성을 따라 김토일이 되기 전 최토일이던 시절의 아빠를 찾으러 여행길에 오른다. 단서는 대구에 살고 있고 최 씨 성을 가진 기술·가정 선생님이라는 것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친아빠를 만났지만 기대하던 것보다 한심한 친아빠의 모습에 실망한 토일은 아무 성과도 없이 서울로 돌아온다.

  그렇게 아빠 찾기 여정이 끝나는 줄 알았으나 토일은 서울에 오자마자 다른 아빠를 찾아 나선다. 이번에는 뱃속 아이의 아빠인 호훈이 사라진 것이다. 갑자기 닥친 비상사태에 토일의 가족은 뜻하지 않게 힘을 합쳐 호훈 찾기에 돌입한다. 호훈을 찾아다니며 토일은 점점 불안에 휩싸인다. 부모님처럼 실패한 가정을 이루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시작부터 망쳐버렸다는 생각에 결혼 결심마저 흔들린다.

  결혼하기도 전에 임신한 토일, 전 남편과 이혼한 토일의 엄마, 아빠 노릇이 안 맞는다며 도망친 토일의 친아빠, 자기 핏줄의 자식 없이 의붓딸을 키운 토일의 새아빠. 모두 ‘정상적’이고 ‘이상적’인 삶을 사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인생이 망한 것은 아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망해도 완전히 망한 건 아닌 것 같아. 너를 만났잖아.”

  우리는 나름대로 인생의 계획을 세우며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여러 변수가 이를 방해한다. 멀쩡히 존재하던 아빠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가 또 어떤 날에는 갑자기 둘이나 생기기도 하는 것처럼. 실패한 선택에는 책임과 후회가 따른다. 하지만 그 후의 인생은 우리의 걱정만큼 괴롭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어나지도 않은 아비규환을 상상하며 지레 겁먹은 당신에게 망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보내는 영화 <애비규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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