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얀마의 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장유진(정치외교 3) 학우
  • 승인 2021.04.15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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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벚꽃마저 지고, 4월의 봄은 무르익고 있다. 외투를 꼭 입고 다녔어야 했는데, 슬슬 반팔 옷을 꺼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날이 따뜻해졌다. 그러나 미얀마에는 아직 봄이 도착하지 않은 듯 싶다.

  3월 3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갔다가 총을 맞고 쓰러져 머리에 피를 흘리는 여성이 있었다. 옷에 적힌 ‘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피에 젖은 채 그녀는 싸늘하게 죽었다. 전 세계인이 그녀의 죽음을 추모했고 미얀마 군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군부가 무차별적인 총격과 진압을 행사해 지금까지 사망한 사람만 450명을 넘어섰다. 구금된 이들은 수천이 넘는다. 그럼에도 미얀마인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지금도 밖으로 나서고 있다.  그들은 군부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평화로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민주주의를 위해, 군부에 맞서며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지금의 미얀마는 1980년 5월의 광주를 떠올리게 한다. 자세한 상황은 다르지만 군부에 맞서 민주화와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과거의 우리와 닮았다. 직업이나 나이를 가리지 않는 시민들은 군부의 위협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있다. 의사와 공무원들이 불복종 운동을 펼치고,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진다. 헬멧과 보호 장비를 나눠주며 함께 살아서 돌아오자고 말하는 시민들도 있다.

  총칼로 무장한 이들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미얀마인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든다. 저렇게 많은 이들이 희생당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가. 세계가 미얀마의 상황을 방관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국제 사회는 각국의 이해관계를 떠나 미얀마인의 무고한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개입을 기다리며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미얀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우리는 그들이 가진 민주화에 대한 열망에 답하며, 함께한다는  연대의 손을 잡아야 한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참으로 그렇다. 제 잇속을 위해 무고한 이들을 무참히 죽음으로 내모는 일이, 또 이를 막는 것을 방해하는 일이 일어나다니. 그러나 우리는 안다. 추위는 더는 두려운 것이 아니며, 봄비가 미얀마에서 심은 민주주의의 잠든 뿌리를 깨우리라는 것을.

  미얀마 군부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시간은 속절없이 흐를 것이다. 잔인한 달이 끝나 5월에 다다를 것이며 1980년 광주가 그러했듯,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정말 때마침,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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