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인사 한마디
보호자는 미성년자에게 친권을 행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권위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자들이 있다.
최근에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난무한 고시원에 방치돼 혼자 생활한 아이가 긴급 구조됐다. 8살 미등록 이주 아동은 배달 음식으로 하루 한 끼만을 먹으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사망에 이른 12살 초등학생의 소식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 같은 아동학대에 해결책 논의가 이어짐에도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근래 교육 봉사 활동을 하며 다양한아이들을 만나봤다. 아이들은 보호자가전부이기 때문에 이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가정사를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다.학대 아동이 가정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는 가해자에게 정서적으로 의지하기 때문이다. 학대 아동은 보호자 없이 살 수 없다는 생각과 좋았던 순간의 기억 때문에 학대 사실을 인정하거나 신고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아동학대를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일 혹은 부모의 훈육 정도로 치부했다. 따라서 외부인의 개입이 흔하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동학대는 우리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정부는 아동학대 조기 예방을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국가필수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최근 1년간 의료기관을 찾지 않은 만 2세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또한 오랜 기간 유치원과 초중교에 결석한 학생들을 살폈다. 이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담당했던 △아동학대조사 △학대 판정 △사례관리 업무를 시·군·구 등 지자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아동의 수가 늘어나면 부담이 커져 대책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아동학대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노력이 필수다. 개개인이 주변 아동에게 관심을 가지고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힘써야 한다. 요즘은 옆집과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웃에게 관심을 두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여긴다. 따라서 가정 내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이웃에게 손을 내밀기 어렵다. 그렇다면 아동학대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웃들에게 “안녕하세요?”, “안녕?”과 같이 가볍게 건네는 따뜻한 인사와 작은 관심이 아동학대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아동학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실마리가 된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괜한 오지랖이 아닐지 걱정하기보다 신고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의 신고로 고시원에 방치된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듯, 나의 작은 관심이 위험에 빠진 아이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