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 작가에게 묻다
정희진 작가에게 묻다
  • 이예림 기자, 정지원 기자
  • 승인 2017.11.21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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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춘은 ‘위험한 노동’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성매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성매매를 성폭력이라고 보는 입장이 있고 성 노동으로 간주하는 의견도 있어요. 저는 둘 다 맞고 둘 다 틀리다고 생각해요. 성매매는 노동이기도 하고 폭력이기도 해요. 그런데 성매매가 노동인지 폭력인지를 논쟁하기 앞서 성매매 자체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성을 매매하는 것 자체는 노동이에요. 그런데 왜 ‘노동’이라는 단어 앞에 ‘성’을 붙이나요? 다른 노동에는 그런 수식어가 붙지 않잖아요. 그러면 성 노동을 차라리 중노동이라고 명명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저는 성매매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성매매는 여성을 대체 가능한 비인간적 존재로 추락시키니까요. 그리고 살인이 나쁜 것처럼 성매매도 나빠요. 그런데 사람들이 살인과 성매매를 보는 관점은 정말 달라요. 살인은 행복추구권이 될 수 없으니 살인을 제재하려고 하는데 남성들은 그들의 행복추구권으로 성매매를 내세우죠. 또 비슷한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소속돼 있는 직종은 좋지 않아요. 주로 여성이 성매매를 하고 국회의원 중 대부분은 남성이죠. 그리고 어떤 직종에는 흑인이나 장애인 등이 집중적으로 소속돼 있어요. 우리사회에는 그런 직종이 많아서 좋은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페미니즘 사상이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제가 자주 사용하는 저만의 세 가지 방식을 알려드릴게요. 제가 말씀드리는 방식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고 시간과 장소, 상대방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알아주세요. 첫 번째로 일단 투쟁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곳에서 왜 투쟁하나요? 에너지를 아끼세요. 우리가 준비됐다고 해도 상대방이 준비되지 않았으면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없어요. 상대방은 우리가 자신에게 도전한다고 생각하죠. 그러니까 준비되지 않은 상대방을 설득시키려 하지 마세요.

  두 번째는 상대방이 몰라도 괜찮으니 여러분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이기는 거예요. 우리는 언제나 상대방이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요. 그러나 그것을 알아주는 상대방은 드물어요. 제가 사람들로부터 빈번히 받는 질문이 있어요. “직장에서 부장님이 커피를 타오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그들에게 그 요구에 저항하지 말고 커피를 타라고 해요. 대신 커피에 침을 뱉으라고 하죠! 침을 뱉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서구 문화적 관점이에요. 다른 문화권에서는 이를 다르게 보죠. 국한된 생각으로 상황을 피하지 말고 웃으면서 당신만의 방식과 사상으로 상대방을 이기세요.

  마지막으로 일단 침묵하고 실력을 쌓으세요. 첫번째 방식에서 그랬듯이 내 말을 듣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힘을 쓰지 마세요. 그곳에 쏟을 힘으로 자신의 실력을 길러 성공하면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아도 그들이 먼저 나에게 와요. 그들이 나에게 와서 내가 필요하다고, 대가를 줄 테니 조언을 해달라고 하죠. 부모님이나 가족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성공하면 내 말에 수긍하지 않았던 그들이 나를 자랑스러워할 거예요. 실력이 나 자신을 입증해주죠. 나를 향한 대우도 달라지고요. 그러니까 다른 곳에 공들이지 말고 나에게 공들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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