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비주류를 찾아서, 대학신문
우리사회의 비주류를 찾아서, 대학신문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6.09.28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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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6

 



  과거 대학신문은 대학 내 여론을 이끄는 역할뿐만 아니라 기성신문이 하지 못한 이야기를 대학생들만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쳐왔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대학신문은 그 영향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1986년도에 덕성여대신문사를 이끌었던 신정혜 전 편집장을 통해 과거 대학신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과거에는 신문이 발행되면 학생들이 줄을 서서 신문을 받아갔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신문의 인기는 어느 정도였나요?
  80년대 한국사회는 신군부에 의한 강압통치와 이에 대항하는 민주세력 간의 적대적 투쟁이 치열한 시대였습니다. 기성언론에 대한 탄압이 극심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 대부분이 관제화돼 왜곡보도를 일삼으며 국민들의 귀와 눈을 가리고 국민들의 알 권리를 무참히 짓밟았어요. 이에 지성의 산실인 대학언론은 민주와 정의라는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언론의 기능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학생들의 사회현실에 대한 진실과 올바른 통찰에 대한 갈망이 매주 학보를 기다리게 했던 것 같습니다.

  기자로 활동할 당시 작성했던 기사나 취재했던 아이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학보사에서 기획부 기자로 활동했었어요. 당시 대학 대부분은 여름방학 때마다 대학생 농촌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저도 충북 음성으로 농촌 봉사활동 탐방기를 쓰러 갔었고요. 처음으로 맡은 한 면짜리 단독 기사였는데 주간 교수님과 부딪치게 돼 고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농촌 봉사활동 중 그 지역 농민회연합회에서 ‘농산물 폭락’에 대한 반정부 시위가 있었어요. 저는 기자로서 객관적인 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위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기사로 작성했는데 그것이 주간 교수님 검열에서 문제가 돼 첫 단독 기사부터 시련을 겪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 신문사에서 일하실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80년대 상황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진실을 올바르게 전달하고 억압적인 사회체제에 대한 비판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당시에 외부 청탁 원고가 지나치게 이념적이고 당대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신문에 실리지 못한 채 발행된 적이 있어요. 결국 학보사 기자들이 싣지 못한 원고를 호외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했던 적이 있죠.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물론이거니와 검열과정에서 일어난 주간 교수님과의 지속적인 신경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현재 대학신문은 그 영향력과 위상을 잃고 있습니다. 과거와의 어떤 차이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나타났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사회 환경의 변화가 크다고 봅니다. 우선 디지털시대에 멀티미디어를 통한 정보전달에 익숙한 세대에게 종이 매체가 매력을 잃어간다는 점이 있어요. 또한 지성인으로 사회현실 참여에 무관심한 태도와 개인주의 의식의 팽배로 오로지 취업이나 스펙 등 개인적 관심사에만 집중하는 대학 문화의 변화가 대학신문에 대한 관심과 호응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선 대학신문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대학신문의 영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현실의 변화를 뛰어넘어 ‘대학신문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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