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 박소영 기자, 정혜원 기자
  • 승인 2016.04.11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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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다이어트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청춘들은 바쁘다. 아마 대부분의 청춘들이 학점 관리, 스펙쌓기, 아르바이트, 취업 등에 허덕이며 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한번뿐인 인생, 한번뿐인 청춘을 반복되는 일상 속에 가둬두기엔 너무 아깝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청춘의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들은 청춘의 시기에 꼭 한번 해봐야 할 일들을 선정해 청춘을 제대로 즐겨보려 한다.



 
옷장에 가득한 옷, 종류별로 놓인 신발, 가지런히 줄 서 있는 색색의 립스틱. 방을 가득 채운 물건들은 우리를 뿌듯하게 만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방에 쌓여가는 물건을 보며 방의 주인이 나인지 물건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풍족한 삶을 원하고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어마어마한 물건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러니. 두 기자는 물건의 홍수 속에서 벗어나 물건 본래의 가치를 찾고 일상도 마음도 정리하기 위해 물건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박소영 기자의 물건 다이어트>
  물건은 가볍게 마음은 산뜻하게
  기자는 평소 비싼 물건은 돈이 아까워서 살 엄두를 못 내지만 중고장터나 길거리, 인터넷 등에서 파는 싼 물건은 맘에 들면 망설이지 않고 사는 편이다. 이 때문에 방에 점점 자잘한 물건들이 많이 쌓이게 됐고 옷장과 신발장에는 더 이상 새로운 물건을 넣을 자리가 없었다. 또한 야금야금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 오히려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소비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혹시나 쓰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갖고 있는 물건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러한 습관 때문에 개인 공간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고 물건을 보관할 공간도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기자는 오래됐거나 맘에 들지 않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정리하고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물건 다이어트를 해보기로 했다.

기자는 입지 않는 옷으로 가득한 옷장을 정리해 필요한 옷들만 남겨 놓았다.

   기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정리해 모아보기로 했고 우선 옷장 정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평소에도 ‘이건 조만간 쓰지 않을까’ 혹은 ‘비싸게 주고 산 옷인데 너무 아깝다’ 하는 마음에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습관을 가진 기자의 옷장에는 입는 옷보다 안 입는 옷이 훨씬 많아보였다. 행거에 걸려 있는 겨울 겉옷이 무려 9벌이었으나 이번 겨울에 입은 옷은 고작 3벌뿐이었고 양발 바구니에 담긴 양말 중 신는 양말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심지어 서랍 세 칸 중 두 칸이 전부 작년 내내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로 가득했다. 옷장뿐만 아니라 책상 서랍에도 안 쓰는 물건이 가득했다. 한 번쯤 더 쓰겠지 싶어서 놔둔 지갑이 3개나 있었고 그 중엔 망가져서 쓸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신발 역시 마찬가지였다. 언제 산 신발인지 기억도 안 나는 오래된 신발은 몇 번 신지 않아 깨끗한 상태로 신발장에 놓여 있었고 빨아서 한 번 더 신어볼까 하는 마음에 놔뒀던 낡고 더러운 운동화는 쳐다보지도 않은 지 2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기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한 데 모아 분류하기로 했다. 분류 기준은 버릴 물건, 더 이상 사용할 마음이 없는 물건, 반드시 필요한 물건 혹은 꼭 갖고 싶은 물건, 그리고 나머지로 정했다. 평소에는 상태가 좋지 않아 버려야 하는 물건임에도 아깝다는 이유로 갖고 있던 물건이 많았으나 오늘은 과감하게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옷장, 책상, 신발장 등에서 버릴 물건을 모으니 상자 2박스를 가득 채웠다. 사용할 마음이 없는 물건은 더 많았다. 한 번 입고 만 옷, 몇 번 쓰다 만 화장품, 선물 받았지만 쓰지 않는 물건이 버릴 물건보다 많이 나왔고 이 물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결국 평소 자주 입는 옷, 꼭 필요한 물건만 모으니 쓰지 않는 물건보다도 양이 적었다. 정리를 시작할 때는 물건을 처리하기 아까운 마음과 정리하기 귀찮다는 마음이 들었으나 막상 물건 다이어트를 하고 가벼워진 방을 보니 오래 묵은 답답함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기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줌으로써 물건에 가치를 부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우리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 있는 ‘덕성여대 장터’를 통해 옷을 판매하기로 했다. 팔 물건이 산더미였지만 우선 반 년 전에 사놓고 한 번도 입지 않은 니트와 덕성여대 장터에서 산 딱 한 번 입은 청자켓을 팔기 위해 게시물을 올렸다. 어차피 기자가 갖고 있어봤자 입지 않을 옷일뿐더러 기자에게는 그리 큰 가치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옷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고 하루 만에 두 옷이 모두 팔렸다. 기자는 옷을 사간 학우에게는 이 옷이 가치 있는 물건이 되기를 바라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옷을 팔았다. 그리고 기자는 기자의 화장품 중 평소 동생이 갖고 싶어 했던 것들을 선물로 주기로 했다. 비슷한 제품을 선물로 받아서 사용하다가 만 섀도 팔레트와 유명하다고 해 사놓고는 쓰지 않은 퍼프를 동생에게 줬다. ‘새 것이 아니라 섭섭해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동생은 고마워하며 기자가 준 물건을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했다.

  <정혜원 기자의 물건 다이어트>
  다다익선? 아니, 과유불급!
  기자는 평소 친구들이 만류할 정도로 물건을 쉽게 사는 성격이다. 기자에게는 물건의 가격이나 필요성보다는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우선이다. 그래서 항상 보름도 안 돼서 한달 치 용돈을 다 써버리고 다시 용돈을 받아야만 했다. 기자는 과거에 EBS에서 방영했던 물건 다이어트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딱히 물건 다이어트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을 사고 싶은 만큼 사는 게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달에 용돈을 두 번 씩이나 받게 되면서 부모님께 죄송함을 느꼈고 방 안에 포장을 뜯지도 않은 물건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니 나중에 독립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파산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그래서 기자는 더 이상 이런 생활 패턴을 유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물건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취를 하는 중인 기자는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만 갖고 이사 왔다. 그러나 지금 기자의 자취방에는 더는 수납공간이 없어 물건을 그냥 바닥에 놔둬야 할 정도가 돼 버렸다. 또한 기자는 불필요한 물건 구입을 많이 하는 탓에 기자가 사용하는 물건의 브랜드에서 대부분 VIP 등급에 속해 있었다. 매장에서의 등급은 높아지고 물건은 많아졌지만 오히려 정말 필요한 것과 필요치 않은 것을 구별하지 못한 채로 살아왔다. 또한 물건을 너무 많이 사면서 저금도 못하고 정작 꼭 필요한 물건을 사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른 기자가 조금 한심스럽고 후회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그 심각성을 깨닫고 물건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우선 기자는 필요 없다고 판단한 물건을 모두 모아봤다. 의류, 화장품, 신발, 기타 잡동사니들이 넘쳐났다. 또한 기자의 취미 중 하나가 ‘수집하기’여서향초나 인형을 모아놓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향초를 안 피운 지는 한 달이 넘어가고 인형에는 손도 대지 않아 먼지가 쌓여 있었다. 어느새 장식품에서 짐으로 전락해버린 수집품들을 보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얼른 치워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집품뿐만이 아니었다. 나중에 먹으려고 사뒀던 음식들은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상해버렸다. 봄맞이라는 명목으로 샀던 옷들은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다. 물건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방을 점검해보니 기자 스스로도 심각하다고 느꼈다. 기자는 상태가 좋지 못한 물품은 다 버리고 새 물건이거나 중고지만 상태가 좋은 물건은 그 물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기자는 필요 없는 물건 중 상태가 좋은 물건은 중고사이트에 판매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물건을 팔면서 얻는 수익으로 다시 새로운 물건을 살 것 같기도 하고 기자 자신을 위해 하는 물건 다이어트인데 굳이 타인에게 판매를 하며 이윤을 남길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자는 기자에게 필요 없지만 남들에게는 필요할 수 있는 물건들을 추려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우선 향초는 이번에 새로 자취를 시작한 친구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한때는 기자가 제일 아꼈던 인형들은 사랑스러운 조카에게 선물로 줬다. 그들이 기자에게 고마워하고 기뻐하는 것을 보니 괜스레 기자도 웃음이 났다. 기자가 선물한 물건들이 앞으로 선물받은 사람들에게 잘 쓰이겠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뿌듯해졌다.

  지금까지 기자들은 필요 이상의 물건을 소유하고 구매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물건 다이어트는 이러한 기자들의 습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물건은 그것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갖고 있을 때 빛을 발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정말 필요한 물건만으로도 충분히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느낀 기자들은 앞으로도 ‘가벼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기자는 입지 않는 옷으로 가득한 옷장을 정리해 필요한 옷들만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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